< 백범일지 독서 감상문 >

영훈고 1학년 조소윤

김구 선생님에 대해서는 사실 아주 옛날부터 들어왔었다. 누구를 붙잡고 물어보든, 그 사람이 아주 어린 아이만 아니라면, 열에 열은 김구 선생님을 안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렇게 많이 알려진 김구 선생님이지만 사실상 나는 이번 독서 감상문 쓰기 대회에서 백범일지를 처음으로 읽어 보았다. 평소에 책 읽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백범일지가 역사와 관련된 책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읽기를 꺼려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 백범일지를 펴서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처음 느낀 감정은 놀랍게도 ‘재밌다.’는 것이었다. 다른 여타 위인전들과는 달리 백범일지가 담고 있는 김구 선생님의 모습은, 본인이 기록한 자서전답게, 알에서 태어나거나 갓난아기일 때 활로 날아다니는 파리를 쏘아 맞추거나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난산이 이어지다 아버지가 소 길마를 쓰고 소 울음소리를 낸 뒤에서야 간신히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에 알아주는 개구쟁이였어서 아버지의 숟가락을 몰래 엿으로 바꿔먹는 모습 등을 보여주었다. 김구 선생님의 이러한 모습들은 나에게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주었고 더 애정을 느끼게 하였다.

그렇다고 김구 선생님이 마냥 ‘인간적인 철없는 어린 아이’로만 그려진 것은 절대 아니다. 김구 선생님은 자라나면서 수도 없이 학문을 닦고 지혜를 얻어왔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김구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독립운동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안악 치하포에서 일본인 쓰치다를 ‘국모보수’의 명분으로 죽인 부분이다.

수 없이 많은 김구 선생님의 업적들을 들어오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김구 선생님이 처음부터 그렇게 강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처음 일본인을 죽이기로 결심할 때 김구 선생님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읽고, 또한 그 후 곧바로 굳은 결심으로 민족애를 지키고자했던 그 모습을 보니 새삼 김구 선생님이 얼마나 강한 의지로 흔들리려던 마음을 붙잡고 의를 행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기 자신을 사리지 않고 그 한 몸을 온통 내던지는 김구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나라를 진심으로 아끼고 충성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들 자신만의 사리사욕을 챙기느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 책 한 권이 김구 선생님의 모습을 끊임없이 외쳐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조금이라도, 한 발자국씩이라도 더 김구 선생님의 민족애를 향해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이렇게만 되면 그나마 퍽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