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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독서감상문쓰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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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소개

수상작 소개 상세내용
제목 멸종 위기의 사랑
작성자 정혜원(자유고) 개최일 2026-09-23 조회 18

멸종 위기의 사랑


자유고등학교

2학년 1반 정혜원


세상에 다양한 가치들이 있지만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가족을 사랑한다고 말하며,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 결혼을 하기도 하고, 또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키우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 삶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가치는 사랑이며, 밀접한 만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뿐더러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울타리 속 사람이 아닌 ‘타인’, 즉 울타리 바깥의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대 사회에서는 우리의 사랑이 미치는 범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나만 해도 길가의 노숙자들을 보며 그들을 사랑으로 대하기보단 무서워하거나 한심해하며 피하고, 말로는 독도가 우리 땅이라 외치지만 실제로는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 나는 가난한 사람과 소외된 계층, 나아가 우리나라를 사랑하기보단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잘살기를 바라고 내 울타리 안에서만 사랑이 넘치길 원한다. 물론 나만 이런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그 누구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 사회를 돌아봤을 때 나라를 사랑한 독립운동가들, 가난한 백성들의 교육을 위해 힘쓴 교육자들, 자신이 가진 것이 부족하더라도 이웃과 늘 나누며 살았던 백성들은 현재 우리와 사뭇 다른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들은 모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백범일지』를 읽으며 진정한 사랑의 가치란 무엇이며 나는 이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알고 싶다. 백범 김구 선생님은 빈부를 고려하지 않고, 주변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온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만 사랑하기에 급급했던 나의 좁은 사랑을 돌아보며, 민족과 나라를 향한 김구 선생님의 커다란 사랑은 어디에서 왔는지 책을 읽으며 그 답을 찾고 싶다.

 

김구 선생님이 보여주신 커다란 사랑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나는 그 출발점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는 청소년 시절 김구 선생님이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은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김구 선생님처럼 우리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에 일부러 보이는 곳에서 선행을 하거나 선생님이 계실 때만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돕곤 한다. 돌아오는 칭찬과 ‘너는 참 좋은 사람이야’라는 말에 만족하고 기뻐하며 나 자신도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우리가 진짜 좋은 사람이 되도록 이끌지는 않는 것 같다. 단지 겉으로 보기에 좋은 사람만 되는 것이다. 김구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 되려고 겉만 치장하지 않았다. 대신 정성을 다해 마음을 가꾸었다. 지금의 내 나이 무렵이었을 때, 학문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지리와 전쟁, 군사에 대한 책을 읽으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면서 좋은 마음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던 중 그 답을 찾기 위해 동학에 입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높은 사람이건 낮은 사람이건 결국 같은 사람이라는 동학의 교리 속에서 모든 사람을 편견 없이 대하는 사람이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또한 김구 선생님은 이러한 생각을 단순히 머릿속에만 가두지 않고 동학 농민 운동에 직접 참여하는 행동으로 옮겼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어떤 사람이 진정 ‘좋은 사람’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었던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에 만족하며 나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했던 것이 부끄럽다.

청소년 시절 좋은 사람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당당히 나서서 행동했던 김구 선생님의 마음은 성인이 된 후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몇 번의 투옥과 일본군에게 쫓기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끝내 독립운동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어리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워 가르치는 일도 계속하였다. 나는 조국 독립을 위한 수많은 노력 중에서도 특히 김구 선생님이 옥에 갇혔을 때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을 밤새 고문하고 취조하는 일본 경찰의 모습을 보고 김구 선생님은 이렇게 자책했다. “나라를 구원하고자 하는 내가 남의 나라를 한꺼번에 삼키고 거듭 씹어대는 저 왜놈처럼 밤새워 일을 해본 적이 몇 번이던가?” 나라면 내 나라를 빼앗고 심지어 나를 매일 밤 고문하는 일본 경찰을 보고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구 선생님의 헌신과 희생을 보며 한편으로는 의문도 든다. 김구 선생님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독립운동과 민족 교육에 참여했던 것일까. 독립이 성공했을 때 얻게 될 부와 권력 때문에 독립운동에 열과 성을 다했을까? 가난한 동네 백성들을 모아 돈도 받지 않고 사랑으로 가르친 것은 자신의 명성이 널리 퍼지기를 원해서 그랬을까? 그러나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 김구 선생님은 임시정부의 총리나 장관을 맡을 만큼 이미 독립운동에서 높은 위치에 있던 분이었지만, 그저 정부의 문지기를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세속적인 부와 권력, 명성이 아닌 국민과 나라를 향한 사랑과 희생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김구 선생님이 쓰신 ‘나의 소원’을 읽어보면 그러한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드는 일은 내가 앞서 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나였다면 득과 실을 재며 내게 이익이 되는 선에서만, 내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선에서만 힘을 들였을 것 같지만, 김구 선생님은 가장 가까운 가족들만큼이나 우리나라를 사랑했던 것 같다. 이익을 바라지 않고도 나의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사랑이 김구 선생님의 모든 행동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계산적인 사랑을 했다. 사랑을 주었을 때 그만큼 돌려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만 사랑을 베풀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사랑을 주었을 때 돌아오는 게 눈에 보이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족을 향한 사랑, 나라를 향한 사랑은 아무리 주어도 곧바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백범일지』는 진정한 사랑이란 내가 준 사랑이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바라다가 돌아오지 않으면 바로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받는 게 아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돌려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고도 아낌없이 줄 수 있는 사랑을 김구 선생님은 품고 계셨던 게 아닐까.

 

김구 선생님의 삶은 결국 ‘사랑’이라는 가치로 이어진다. 부당함과 위협이 가득했던 일제강점기였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이어간 것은 온 백성이 자유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모두가 하나 된 나라 속에서 행복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 즉 민족과 나라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김구 선생님의 삶 속에서 우리는 대가 없이, 조건 없이 모두를 향해 건네는 마음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달을 수 있다. 비록 사랑이 메말라가는 시대라지만, 나 하나라도 사랑의 폭을 넓히고 진정한 사랑을 행하는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김구 선생님의 커다란 사랑을 이어받아 우리의 사랑을 세계로 넓혀갈 차례이다. 온 인류가 하나로 연결된 지금, 김구 선생님이 중요시했던 한 민족 간의 사랑을 넘어 지구촌 곳곳의 전쟁과 분쟁,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뉴스에 나오는 다른 나라의 고통을 남의 일이라 치부하지 않고 내 일처럼 공감하며 도울 수 있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곧 그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사랑을 실천할 것인가.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김구 선생님처럼 목숨을 바치거나 거창한 역사적 업적을 세우는 일일 필요는 없다. 가족을 사랑하듯, 연인이나 친구를 사랑하듯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내 울타리 밖의 사람들을 살펴보면 된다. 살펴본다는 것이 작고 별것 아닌 듯해 보이지만 우리를 더 큰 사랑으로 이끈다. 길을 가다 힘겹게 걸음을 옮기시는 할머니를 살펴보고, 우리 지역사회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눈여겨보고, 집 앞의 시설물이 이동 약자에게 불편을 주지는 않는지, 이웃의 아이가 홀로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지 세심히 살펴보는 일이다. 모든 사랑은 바로 이러한 ‘살펴봄’에서 비롯된다.

오늘 나의 작은 살펴봄이 김구 선생님이 그토록 바랐던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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