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하나만을 위해 살 수 있는가?

5사단 27-2대대 상병 강보곤

 1876년부터 1949년까지 살다 가신 김구 라는 분, 이분의 호가 백범인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또한, 이 분이 위대한 독립운동가라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실 이외의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그러한 사람들 중의 한 명이였다. 그러나 이번에 백범일지를 읽어 볼 기회가 생겼기에 나는 김구 선생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았고 그 전에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를 느끼게 되었다.
 무엇 하나만을 위해 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무엇 하나만을 열심히 하여 성공한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매우 소수에 불가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을 열심히 하는 것조차 정말 어려운 일이란 것이다. 그런데 국가를 위해, 민족을 위해 사는 삶, 극히 이타적인 삶을 사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김구 선생이 그러한 인물 중에 한 명이다. 이에 더하여 김구 선생의 여러 대단한 면을 백범일지를 읽는 것을 통하여 알고 느끼게 되었다.
 김구 선생님을 잘 알아보고 그를 존경하기 전에 국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즉 국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 해볼 수 있어야 한다. 내 국가에 대한 가치관은 입대 전후 달라졌다. 민간인일 때의 가치관은 국가는 마치 막노동과 같은 것이었다. 막노동이 마지못해 하는 것인 듯 그냥 여기 태어났으니까 산다는 느낌이었다. 그냥 나만 열심히 살아서 나만 잘 되면 상관없는 것이었다. 또한 다른 기회가 있으면 그냥 그 기회를 쫓는 그저 내가 사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입대를 하는 것도 내 청춘과 시간을 날리는 것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 여겼다. 그러나 군대를 오고서는 바뀌었다. 내가 입대를 하고 국가에 대한 생각은 국가는 기억이다는 것이다. 기억은 소중한 것이다. 기억은 지켜야 하는 것이고 기억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기억이 없으면 내가 나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기에 사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나라를 위해 많은 것을 바친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또한 평소에는 몰랐던 소중한 존재들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시작했다. 내가 아마 입대 전에 백범일지를 읽었다면 느낀 바가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이번에 백범일지를 읽게 되면서 나는 김구 선생님께 네 가지 측면에 대해 알고 배우게 되었다. 첫째로 그릇된 것을 바로 잡는 자세이다. 이는 김구 선생의 어렸을 때부터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서당을 다니시다가 서당교육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15세에 불과한 나이로 실용학문을 공부, 18세 때는 동학에 입도하였다. 그리고 그 후 신식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많은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전파할 결심을 하게 된다. 또한, 김구 선생이 동산평에서 소작농 감독관을 할 때었다. 당시 소작인들의 악습은 극에 달했는데 일반인이었으면 뇌물을 받고 모른 척 해주었을 만하다. 하지만 김구 선생은 그 지역 세력가의 회유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악습을 철폐하였다. 해주에 있었을 때도 뽕나무 묘목을 검사하는 일을 하였는데 메말라 있는 묘목을 통과시키라는 상부의 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여 제대로 된 묘목을 받아 낸 일화도 있다. 보통사람이었으면 불의를 봤음에도 유혹에 빠지기 쉽거니와 강자의 위협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눈 감았을 것이다. 그릇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마음가짐이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둘째는 군인들을 이끄는 자세, 군지휘관으로서의 자세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김구 선생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무관보다는 문관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나는 김구 선생의 군지휘관의 면모를 보고 놀랐다. 그가 수하들을 처음으로 거느릴 때는 불과 18세의 나이였다. 동학 입도 이후, 순식간에 수백 수천의 제자가 생겼는데 이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자 그들의 장이 되었다. 어린나이에 그 정도면 우쭐해질 법도 한데 그러지 않고 가르침을 주려 자신을 업신여기는 척 하는 사람들에게도 더욱 공손한 자세를 보이며 규율 확립, 인재등용, 병 훈련을 주요한 과제로 여겨 수하들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또한 일본군을 공격할 때도 다른 동학지휘관들이 겁내고 공격하지 아니하자 스스로 선봉이 되어 공격에 나서기도 하였다. 비록 사령부의 군사들이 먼저 도망하는 바람에 후퇴하긴 하였지만 이후 흩어진 군사를 모았을 때 김구 선생의 군사만이 도망하지 않고 다 모였으니 군 통솔능력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김구 선생은 한국광복군을 창설, 통제하며 운용하게 되는데 역시 무력으로만 군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규율이 잡혀있어 민간인으로부터 우러러 받는 군대, 뛰어난 통솔력을 보여 병사들이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고 충성하는 군대, 또한 체계적이고 적절한 훈련을 통하여 무력적, 작전적으로도 뛰어난 군대를 이끌게 된다. 이는 뛰어난 통솔력과 체계적인 규율에 의해 강력한 군대가 탄생하게 됨을 보여주는 예이다.
 세 번째는 포기하지 않는 긍지이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그렇듯 김구 선생 역시 수많은 고난에 직면하였다. 몇몇 사람들은 그 고난에 굴복하였지만 김구 선생은 그렇지 않았다. 잘못했다고 인정하기만 하면 감형해주겠다는 일제의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고 15년 형이나 선고 받은 것, 일제의 모진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을 위해 저항한 것이 그러하다. 또한 고국에서 독립운동이 어렵게 되자 평생 살아온 땅을 떠나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곳으로 가서 25년이 넘게 국가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것도, 또한 이국 땅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창설하여 일제의 핍박, 정부 내 내분, 자금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 나갔던 점 역시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내 생각에 포기라는 말은 그 자체에 어쩔 수 없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단어이다. 포기할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더 큰 범주에서 금자탑을 쌓는 기본이 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네 번째는 애국심이다. 즉 나라를 위한 행동들이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난 지 일 년 후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피어오를 무렵 김구 선생은 치하포 라는 곳에서 조선인으로 위장한 일본인을 보게 된다. 그리고 위장한 이유에는 흉계가 있을 것임을 판단하여 그 자를 처단하였고 그는 일본 군인임과 동시에 흉계를 꾸미고 있었음을 알았다. 또 다른 예는 ‘나의 소원’이다. 유명한 이 글은 김구 선생의 사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이다. 제 1의, 제 2의, 제 3의 소원이 조선의 독립이며 독립만 하면 나라의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고 말하며 시작하는 이 글은 독립뿐만 아니라 독립 후 사상의 갈등을 걱정하며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하여 청년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담은 글이다. 또한 나라를 위해 독립 후 나라를 위해 학교를 설립하는 면도 보여준다. 애국심이란 말로만 애국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실천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애국이라고 할 수 있다.
 김구 선생의 글 중에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라는 글이 있다. 이 글에는 김구  선생의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좋은 국가로 거듭나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내용으로 실려 있다. 나는 책 마지막에 실려 있는 이 글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첫 째 줄의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닌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원한다는 구절부터 마음에 와 닿는다. ‘나의 소원’과 함께 김구 선생의 사상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김구 선생이 이 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문화, 화합, 교육부분이다.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도 행복을 주는 문화의 힘은 무력만으로는 강함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과 일치한다. 또한 사람을 아끼고 지켜주는 화합의 힘을 언급하였다. 우리가 힘을 기르는 이유는 적에게 해를 당하지 않기 위함이지만 화합의 힘이 앞선다면 우리가 기르는 힘을 더 좋은데 사용할 수 있어 더 많은 이득이 될 수 있다. 또 교육부분에 있어서도 내가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온 부분과 같다. 우리가 일본에게 치욕을 당한 것도 교육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던가? 또 교육부분을 역설하면서 교육은 모든 이를 성인으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으며 대한사람이라면 가는 곳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 받아야 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을 보고서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였다.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김구 선생의 강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구 선생의 강한 면을 더 돋보이게 하는 부드러움은 인간성이라는 부분이다. 자신을 따르는 대가족들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않았고 13년 전의 목숨을 던져 의거한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공을 잊지 않고 광복 후 제일 먼저 그들의 가족을 찾은 일화도 있다 .이런 부분에도 나도 강함 속의 인정이 그 강함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이 책을 읽은 것이 군생활에 임하는 내 마음가짐을 다시 잡는 계기도 되었다. 현재 GOP에서 근무를 서고 있는데 현재 우리가 지키고 있는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노력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며 내가 맡은 임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내 마음이 해이해질 때 이들을 떠올린다면 저절로 마음을 바로잡고 다짐을 굳건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하여 애국의 진정한 의미에서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우리 것을 좋아하고 다른 민족에 알리려는 것, 우리민족에 대해 긍지를 거지는 것 들을 애국하는 방법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긍지와 함께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가지고 나라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 적극성까지 가지고 나라를 위하여 사랑한다면 말 그대로 멋진 애국이 될 것이다.
 이러한 김구 선생의 대단한 면들이 오직 나라만을 위해 살아오며 나온 것들 이란 사실이 김구 선생을 더 대단하게 만든 것 같다. 이제 나에게 스스로 나는 무엇 하나만을 위해 살 수 있는지 물어보고 그 무엇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고민해 볼 시간을 가져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