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를 읽고

영양여고 김유정

 인터넷 검색창에 김구 선생님을 검색하니 ‘민족의 영원한 스승이자 지도자’ 라는 명칭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정말 이 대한민국에 저런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위인은 김구 선생님 인 것 같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에 걸 맞는 훌륭한 지도자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뿌리로 두셨다는 사실에 대한 존경심과 자랑스러움이 솟구쳤다.
아직 국가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히지 않았을 유치원 무렵부터 간간이 들어왔던 ‘김구’라는 성함은 그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초등학교 시절 도서관에 가서 읽었던 짧은 위인전들 중 김구 선생에 대한 위인전을 읽음으로써 ‘김구’라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차츰차츰 쌓아나갈 수 있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한국사’라는 과목을 배움으로써 그에 대해서 좀 더 깊고 자세하게 알아나갈 수 있었다. 단지 그가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시고 노력하신 위인’ 이라는 형식적인 사실을 넘어서, 보다 행하신 구체적인 활동들을 비롯하여 김구선생의 확고한 신념과 조국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애국심 또한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백범일지를 통하여 조금은 지루하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그 어려움들을 인내하여 ‘김구 선생’의 ‘참다운 김구 선생다움’을 확실하게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교과서에서 배우는 그의 화려한 업적들이 아닌 김구선생의 출생과 성장기부터 시작해 독립을 위한 업적, 그리고 죽음까지 다루어서 보다 넓은 시각으로 그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감사함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험을 위해서 단지 암기식으로 그에 대한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지고 과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바른 도리를 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 만큼 역사를 마음에서 진정으로 느끼고 깨닫지 않고 겉만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 조상들께 죄송한 마음도 들고 ‘점수’를 위해 한국사를 바라본 내 자신을 스스로 꾸짖고 반성하게 되었다.
 김구 선생님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마 대부분이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헤아릴 수 없는 노력과 힘을 쏟으신 분이다. 하지만 그러한 업적들 뒤에 숨겨진 그의 고달픈 성장기와 경험을 포함한 모든 인생사를 알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독립은 아마 당연한 성과라고 생각할 것이다.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강한 조국애와 열정은 현실의 무거운 벽을 뚫기에 너무나도 뜨거웠고 굳세었다. 그 시절 일제 치하에서 굶주림과, 가난에 시달려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이어가고 있는 민족들에게는 독립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그 것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용기를 가진 자들은 별로 없었었다. 그런 그들과 달리 김구 선생은 이러한 조국의 비참하고 참혹한 현실을 인지하고 억울하고 답답한 일제강점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힘쓰셨다. 다른 이들과 같이 두려웠을 그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강했던 독립에 대한 의지가 그 두려움을 감싸주었고 당당하고 용감하게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 엄청나게 개구쟁이였다는 김구선생이 조국의 새로운 든든한 기둥을 세웠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동학농민운동, 임시정부 활동, 한인애국단, 신민회 등... 여러 활동을 하시면서 그는 독립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알렸다고 생각한다. 독립을 위한 길은 비록 쉽지 않고 험난하기만 했어도 김구 선생님은 진정으로 장애물과 벽에 맞서 싸우며 항상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셨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생각해볼 때. 자신을 제외한 이웃, 국가조차도 나몰라라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떠올랐고 동시에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었다. 과거, 김구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애국지사들께서 나라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수많은 희생을 치르셨는데 그 노력과 감사함을 우리는 애써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국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이기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가 오로지 나 자신 만을 생각하는 이 현실이 씁쓸했고 더 삭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과거, 조국을 위해 똘똘 뭉쳐 끈끈한 단결성을 보여주었던 조상들을 생각하니 하늘에서 보여 질 현대인들의 모습들은 수치스러웠고 한 없이 이기적으로 보였다. 조상들께서 목숨을 걸고 지키신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가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고 오직 국가를 자신의 신분으로 여기며 거친 가시밭길을 걸어오신 그 분들의 숨겨진 고통들이 왠지 모르게 헛수고가 된 것만 같아서 죄송한 마음 또한 들었다. 이미 편한 생활에 익숙해진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그 소중함과 행복함 자체를 도외시하고 있는 것 만 같았다. 개인주의가 아닌 수많은 개인 하나하나가 모인 공동체가 진정한 ‘국가’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면 진정으로 김구선생님의 희생을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가 독립을 이루었을 때, 조국의 기쁨을 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력의 힘으로 이루지 못한 독립을 한탄하며 “아 왜적 항복! 이것은 내게는 기쁜 소식 이었다기보다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었다” 라고 하며 비통한 심정을 전한 김구 선생의 모습을 생각하니, 우리나라의 독립이 그다지 떳떳하고 기쁘게 만은 다가오지 않았다. 김구 선생이 원하시던 것은 순전히 우리 동포들의 힘으로 이룬 자주적인 독립이었던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힘이 아닌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낸 독립이라면 그 무엇이 떳떳할 수 있겠는가. 그 간 고생해오시고 그의 주변에 있는 수많은 지인들의 죽음을 보아오신 김구 선생님의 깊은 허망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김구 선생님의 여러 활동들을 알아가면서 무한한 존경심을 일깨우기도 하였지만 ‘김구’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감명을 받을 수 있었다. 먼저 그 누구보다도 굵고 튼튼한 조국에 대한 사랑은 정말 본받을 만하다. 일제하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의 조국독립을 향한 신념은 나에게 그 어떤 뭉클한 무언가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그 어떠한 면에서도 자신을 낮추고 주위 사람을 먼저 생각하신 그의 따뜻한 배려 심과 끈끈한 유대감은 이기주의가 팽배하는 이 사회에서 꼭 받아들여야 할 교훈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정보화 사회에서 존경받고 있는 여러 인물들에게서도 본받을만한 점들이 많지만, 조금은 그 자체로도 순수한 분들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과는 다른 따뜻한 감동과 반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차마 알지 못해 잊고 살아가는 소중한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해 줄 지도 모른다. 김구 선생님의 이생을 이 책 한권에 담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지인들은 우리가 모르는 그 무언가를 그와 함께 경험하고 나누었다는 점이 부럽기도 하다. 아마 숨겨진 참된 김구 선생님의 인성을 더 깊이 배우고 느꼈을지도 모를 그들은 끝까지 그의 모습을 잊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김구선생님이 운명하셨지만, 지금 이 나라에, 우리의 땅에 그의 혼은 여전히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시련을 거쳐 급속도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발전의 원동력은 아마 김구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애국심 짙은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이 아닌가 싶다. 그가 조국을 위해 바친 수많은 고통의 감수와 인내를 이제는 우리가 보답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그에게 부끄럽지 않게 외국으로부터 당당하고 떳떳하게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는 보다 강한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김구, 오로지 그의 소원은 ‘대한독립’ 이었다. 한 가지 소망을 품은 채로 단단해진 신념을 이 나라에 바친 그를 가슴 속에 길이 새기고 간직하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